- 광야
어떤것도 의지할 수 없고
자신의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
인간의 힘으로는
단 한 발자욱도 내 디딜 수 없는 곳
방향도 거리도 잃어버려
아무 감각도 가질 수 없는 곳
칠흑같은 어둠의 적막한 새벽을
묵묵히 홀로 견뎌 내야 하는 곳
가끔 샘을 만나 물을 얻지만
내일 또 언제 가능할 지 알수 없는 곳
오늘 아침에 만나가 눈처럼 나리기를
기다릴 수 밖에 없는 곳
그리고
오늘 하루도 생명이 연장되려나
그저 하늘을 우러러 바라볼 뿐
그래서,
자신의 모든 가면을 벗고
겸허히 맨발이 될 수 밖에 없는 곳
깊이 숨겨져 있는
나 자신의 그 무언가와 조우할 수 있는 곳